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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새겨두다 / 감상

대구 클럽댓에서 이한철 아저씨를 보다

꽤나 늦은 포스팅으로 지난 11월 14일 이한철&소히의 공연을 보러 갔었다. 대구에 이한철 아저씨가 온단 소릴 듣고선 회사에서 바로 동료를 꼬셔서(?) 티켓을 예매했다. 클럽 공연을 처음 가보는 거라 어찌 해야될지 잘 몰랐던 우리는 공연장에서 티켓을 발부받고선 번호가 적혀있길래 스탭에게 물어봤더니 번호대로 착석하는 거라고 해서 조금 의아해하긴 했지만 별다른 의문을 가지진 않았었다. 그래서 공연장 바로 앞의 피자집에서 일찍 저녁을 해결하고 느긋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웬 걸...... 이미 공연장 안은 사람들로 반 이상 메워지고 있었던 것 ㅠㅠ 그리고 앞자리엔 한몸인 듯 앉아있는 커플까지!!!
그래도 맨 뒷줄이 아니란 사실에 위안 삼아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기다렸다.

공연장소는 "클럽 댓(club that)"이라는 곳으로 얼마전 이전했다고 한다. 삼덕성당쪽 뒷 골목 미즈 컨테이너 옆 건물 2층인데 찾기도 쉬웠고, 내부 분위기도 꽤나 마음에 들었다.


요건 공연 티켓

출입구쪽에 자리를 잡은 터라 이한철 아저씨가 내 옆을 지나갈 때 나도 모르게 "어머~"를 외쳐서 회사동료가 부끄러웠했다고 한다ㅠㅠ 당연한 반응 아니던가~
이날 공연에선 오프닝으로 "건훈씨"가 통기타를 치면서 몇 곡을 불렀는데 너무 좋았다. 대구 출신으로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하는데 다른 공연이 있다면 꼭 다시 노랠 듣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잔잔하면서도 콕콕 찌르는 가사들... 앨범 검색도 해봐야지^^





오프닝 공연 이후 이한철, 소히, 그리고 브라질 전문 퍼커션(이름이 기억이 안 남ㅠㅠ) 세 사람의 합동공연이 죽 이어졌고, 그 후에 이한철 아저씨의 단독 공연,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세사람의 공연으로 끝이 났었다. "소히"는 이 날 처음 봤는데 굉장히 세련된 모습에 부드러운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기타도 너무 잘 쳐서 공연 내내 그녀의 손가락만 봤다는 후문이^^;;
그리고 대구 경북권 사람들의 특징인 무뚝뚝함과 직설적인 화법을 보고선 "소히"씨가 조금 당황해하면서 대구를 차가운 도시라 지칭했던 것도 참 재미있었다. 그리고 미친존재감을 자랑했던 퍼커션씨는 그 수줍은 미소가 너무 귀여운 데다가 현란한 손놀림(?)에 내 머리가 콕 하고 그 분을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그분의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왜 그럴까;;;;;

흠흠. 아무튼 이한철 아저씨의 공연은 역시나 너무 재밌고 후끈 달아올라 마지막엔 다들 방방 뛰기까지 했었다. 그렇잖아도 요즘 조금 침울해져있었는데 이한철 아저씨의 구수한 사투리와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고, 그 열정이 옮아오는 것만 같아서 너무 좋았다. 일명 "이한철과 함께 하는 세계 여행을 음악으로 서술하기"도 무척 유쾌해서 공연내내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정말 훈훈한 아저씨인 듯^^ 


공연이 끝나고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었다는 따끈따끈한 씨디와 직접 가져간 씨디에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는 영광도 누렸다. 어찌나 열정적인 공연이었는지 연신 땀을 닦으셨는데 의외로 공연이 끝나자 굉장히 차분히 말씀하셔서 조금 놀라기도 했다^^;;


이한철 아저씨의 앨범 중에 가장 좋아하는 앨범 "순간의 기록"과 이날 샀던 가내수공업 씨디. 그 안엔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도 몇 장 들어있었다. 내년 봄 쯤에 정규앨범도 나온다고 하니까 너무 기대된다.
어떤 사람이든 유쾌하게 만드는 에너지를 지닌 열정적인 이한철 아저씨, 다음 공연도 꼭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