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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새겨두다 / 감상

중성적인 목소리가 매력적인 감성밴드 필베이의 귀환 - Love to be. part 2



우연히 잘못 검색한 결과로 알게 된 필베이(feelbay).
듣자마자 너무 좋아서 씨디를 사러갔더니 모두 품절되는 사태를 겪고, 겨우겨우 두 장인가 남은 앨범을 손에 넣었을 때의 그 기쁨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내게는 특별한 필베이가 5년만에 새앨범을 발매했다. 어쩌면 다음 앨범은 없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무척 안타깝고 속상했었는데 이렇게 더 좋은 음악으로 우릴 찾아와줘서 너무나 기쁘다^^
지난 1집앨범은 발매후 2, 3년후에 알게 된터라 씨디를 사기도 힘들었고, 여러모로 후회되는 게 많았던지라 이번 앨범만큼은 발매하자마자 사겠다며 간만에 오프라인 매장엘 갔는데 어째 지난번보다 규모가 더 작아졌던지 ㅠㅠ 게다가 삼일만에야 겨우 손에 넣었다. 정말 필베이 앨범은 쉽게 손에 넣어지지가 않는 것 같다^^;;

원래 네 명이었던 필베이는 보컬 조제와 베이스 유비로 재정비를 하고 오랜기간 작업을 했다고 한다. 베이스 유비 같은 경우는 현재 "티라미스"로도 활동 중이고 이번 앨범에서 프로듀싱과 다른 악기들도 연주했다고 하니 앨범 전체를 유심히 들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보컬 조제는 뉴질랜드로 유학을 가 있는 상태라 아마 공연을 보기는 좀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방학 중에는 한국에 들어올 예정인지도 모른다고 하니 조금은 기대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필베이 앨범을 들어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컬의 성별에 대해 논하고는 한다. 꽤나 미성인데다가 맑고, 시리기까지한 목소리라니!!! 누구나 들으면 반할만한 매력적인 목소리의 조제. 아마 필베이의 가장 큰 장점도 보컬의 중성적인 보이스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여느 인디와는 달리 노래실력도 엄청나다는 점~ 그래서 공연을 하게 된다면 앨범 전체의 색처럼 무채색이지만은 않을 것 같다. 굉장히 열정적일 것 같은 느낌.

또 하나 필베이의 장점이라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가사가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다. "love to be"에서도 짧지만 반복되는 가사가 참 이상하게도 마음을 더 아프고 시리게 만들지 않았던가. 게다가 스토리가 이어지는 가사를 듣다보면 그림이 그려진다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샴푸를 마시면" 이란 곡도 첨엔 다들 우스갯소리로 마시면 죽지않나...란 생각도 하고, 해운대의 한 장면을 생각하면서 가벼이 여기지만 실제로 가사와 음악을 음미해보면 꽤나 기발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발상이란 걸 알 수 있다. 
그대의 샴푸를 마시면 그대의 향기가 날까
그대의 담배에 입맞추면 그대의 입술에 닿을까
떠나간 그 사람을 잊지 못해서 남은 흔적을 찾아헤매며 그와 같아지고픈 마음이 조제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더 슬프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리고 후렴구 마지막 부분에 레이디 제인의 피쳐링은 그야말로 적재적소!!! 
낡아서 닳은 것 같은 기타소리와 빗방울 소리... 아니 눈물방울 소리가 참 좋았던 곡이다.


"똑똑똑"은 현악기의 소리가 일품이다. 첨에 제목을 듣고서는 1집 앨범의 "waterpoolia"를 떠올렸었는데 의성어를 사용한 건 많이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꽤나 다른 것 같다. 필베이 앨범을 들어보면 무척 예쁜 의성어가 많이 나오는데 우리말의 장점을 잘 살려서 가사를 만드는 것 같아서 참 좋다. 그리고 다중적인 의미의 의성어는 더더욱^^

빗물이 똑똑똑 눈물이 똑똑똑 내 맘을 똑똑똑 (두드려)
정말이지 가사가 가슴을 똑똑똑 두드리는 것 같다~

"Bye Bye"는 필베이가 밴드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 같은 곡이다. 이전의 가사와는 달리 훌훌 털어내버리는 시크한(?) 가사와 어깨가 들썩이는 연주~ 아마 공연을 하게 된다면 가장 듣고 싶은 곡이기도 하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소리가 너무 좋다^^ 이 외에도 피아노 연주곡도 강추!!!

그럼 5년만에 귀환한 감성밴드 필베이의 음악, 함께 들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