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새겨두다 / 감상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매닉스의 신보, Postcards From A Young Man





Manic Street Preachers - (It`s Not War) Just The End Of Love
Manic Street Preachers - Postcards From A Young Man
Manic Street Preachers - Some Kind Of Nothingness
Manic Street Preachers - The Descent - (Pages 1 & 2)
Manic Street Preachers - Hazelton Avenue
Manic Street Preachers - Auto-Intoxication
Manic Street Preachers - Golden Platitudes
Manic Street Preachers - I Think I Found It
Manic Street Preachers - A Billion Balconies Facing The Sun
Manic Street Preachers - All We Make Is Entertainment
Manic Street Preachers - The Future Has Been Here 4 Ever
Manic Street Preachers - Don`t Be Evil

무척 기다려왔던 매닉스의 신보~
핫트랙스에 사러갔는데 구석탱이에 밀려나있어서 꽤나 섭섭했었다ㅠㅠ 앨범 자켓의 팀 로스가 몸짱이 아니어서 그런가라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아무튼 매닉스의 신보에선 자켓처럼 과거에서 날아온 편지로 아날로그적 느낌이 물씬 나는 앨범이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것도 그렇고, 음악 자체도 지난 앨범에 비해선 꽤나 부드러워졌다고나 할까...... 조금은 시골의 향취가 느껴지듯이 편안해진 느낌도 든다. 지난 앨범은 꽤나 날이 서 있지 않았던가~ 그래도 매닉스만의 분위기는 여전히 남아있으니 실망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이번 앨범이 조금 더 브릿팝에 가까운 느낌도 든다.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전체적인 요소에 '과거회귀'가 깔려있어서 지난 앨범보단 마니악하진 않다. 그렇다고 부드럽기만한 건 아니지만...... 매닉스는 쓴소리도 하고 그래야 좀 그들답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난 앨범에 더 애착이 간다;;;

이 앨범을 들으면서... 그리고 자켓을 보면서 꽤 많은 생각을 했었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몬스터라는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 애니에서 언제나 웃고만 있는 아저씨가 있다. 일명 '그리머' 아저씨. 감정을 빼앗긴 채 완벽한 인간을 사육하는 고아원(?)에서 자라난 그리머는 누군가 원하는 방식으로 교육되어져 삐뚤어진 인간으로 살아간다. 웃는 얼굴도 그저 연습의 결과로 만들어진, 감정이 무언지 모르는 인간인 채로 말이다. 그렇게 결혼을 했고 아들이 죽어갔지만 그리머는 한 번도 울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일을 겪고 죽음에 이를 때에야 그리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절로 눈물이 흐르는 기이한 경험을 한다. 그때 그리머가 말한다.
슬퍼요. 내가 죽는다는 사실이 슬픈 게 아니라 내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이 지금 슬퍼요. 인간의 감정을 없앨 순 없어요. 감정은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에 헤매고 있었어요. 마치 내 앞으로 부친 편지가 몇십년이 지난 후에 도착한 것처럼...... 이런게 진짜 슬픔이란 건가. 이런게...행복인가......
매닉스가 말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지만 왠지 모르게 난 이 장면이 떠올랐었다. 그 장면이 나한테 깊이 새겨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매닉스의 앨범을 들으면서 오래 전 나한테 쓴 편지라든가, 일기 등을 보면서 생각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조금 촌스럽고 수고스럽지만 왜 그들이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건지도 생각해보고^^